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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밀리터리 스토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현혹했던 다즐위장

적을 상대로 함선의 함종, 규모, 속도, 진행 방향 등의 파악을 어렵게 만들고 광학 거리계에 따른 함포 사격을 방해할 목적으로 고안된 다즐 위장은 함선을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혼란시키는 것을 의도하고 있었습니다.


이 위장은 영국인 화가 노먼 윌킨슨(Norman Wilkinson)의 발명품으로, 대조되는 색으로 도장된 복잡 기하학적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 위장이 되어있는 함선은 뱃머리와 선미와의 식별이 곤란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선박이 다가오는지, 반대로 멀어지고 있는지 알기 어렵게 만들었죠.

다즐 위장은 복잡한 패턴은 대상물의 두 이미지가 일치하는 순간에도 흐트러져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잠수함의 잠망경에 이런 종류의 레인지 파인더가 장착되어 있어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레인지 파인더(Range Finder)는 광학 시차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사용자가 2개의 대물  렌즈에서 가져온 개별 이미지를 조정하고 하나의 이미지에 일치시킴으로써 대상물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리입니다.


이 위장이 기존 디자인이나 색상을 바꾸어 위장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실제적인 검증 방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해군 본부는 이를 채용했고, 이후 타국의 해군에서도 채택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육군이 1916년 육상에서의 사용을 위한 위장 연구 부서를 설립했고 해군은 1917년에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전을 통해 상선의 피해가 커지자 위장이 다시 주목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사용된 다즐 위장에 같은 패턴은 존재하지 않고, 처음에는 실내에서 작은 목조 모형을 이용하여 잠망경에서 테스트가 실시되었으며 이 모형의 도장은 대부분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Royal Academy of Art)의 여성 디자이너들이 담당하였으며, 이들이 완성시킨 디자인을 확대하여 진짜 함선에 도장했습니다.



다즐 위장은 제 2차 세계대전 종결까지 계속 사용되었으며 제, 1차 세계대전에서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도 거리계와 항공기의 발달함에 따라 그 효과는 떨어졌고, 제 2 차 세계대전에서 레이더가 개발되면서 그 위장 효과는 더욱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 수뇌부는 다즐 위장이 효과적이라며 1918년부터 위장 기법의 하나로서 미국 해군에 채용했고 2차세계대전에서도 테네시급 전함과 에식스급 항공모함의 일부에 다즐 위장을 채용하였습니다.


현재는 본래의 목적에 맞춰 다즐 위장이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속도 위반 단속 장비의 카메라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운전자가 판별하기 힘들게 하기 위해 다즐 위장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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