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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기초수급자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전 1천개 모은

 

 

지난 5일 황확동 주민센터에 새해가 시잔된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할아버지의 한손에는 언뜻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고, 주민센터 안을 잠시 서성이더니 복지 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검은봉지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옆자리 직원에게 맡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떳다고 한다.

비닐봉지 안을 확인해보니 10원짜리 690개, 100원짜리 458개, 500원짜리 118개 등 수많은 동전과 함께 1천원,5천원,1만원권 지폐 여러 장이 들어 있었다.

모두 22만 49원이었다.

이 동전들이 혹시나 그 무게에 비닐봉지가 찢길까 봐 신문지에 정성스레 싸여 있었고, 봉지를 확인한 후 깜짝 놀란 직원은 할아버지의 이름을 조회해 보자 기초생활 수급자임을 알게 되었다.

 

송모(66) 할아버지는 가족 없이 혼자 사시면서 공장에서 일을 하던 지난 2008년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돼 절단장애 4급 판정을 받고 2010년에는 위암 판정을 받은 뒤 그때부터 기초생활수급 보호자로 생활하고 있던거였다.

그후부터 한달 생계비를 포함해서 정부로부터 받는 돈 약 51만원으로 생활하면서 남는 돈을 한푼 두푼 틈틈이 돼지저금통에 저금해 왔다가 기부한 것이었다.

이를 알고 난 주민센터 직원은 송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 생활도 어려우신데 마음만 받겠다"며 만류했지만 송씨는 "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주려는 돈으로 생각하고 모은 돈이기 때문에 기부해달라"고 말을 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직원에게 기부금을 기탁할 때 자신의 이름으로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송씨는 "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모았다 " 며 많은 돈도 아닌데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서울 중구는 황확동 주민센터에서 송씨의 뜻에 따라 후원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고 21일에 밝혔으며 송씨가 후원한 기부금은 다른 기부금과 함께 중구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쓰이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