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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밀리터리 스토리

군시절 가슴팎에 차갑게 와닿던 인식표의 의미는?

군복을 입어본 사람이라면, 군복 안 가슴팎에 차갑게 와닿던 인식표의 느낌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흔히들 '개목걸이'라고 부르는 인식표는 언제부터 생겼고 무슨 의미일까요?


인식표의 기원은 개개인에게 부여되는 고유번호인 군번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군번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고대 로마군이 병사들에게 봉급을 지급하기 위해 병사 각자가 소속된 군단 등의 소속을 숫자와 문자로 조합해 장부에 기록했던 것을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병사 개개인에게 고유번호가 부여되었던 것은 아니어서 현대적 의미의 군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대적 개념의 군번은 15세기 중반, ‘100년 전쟁’을 끝내고 왕권강화를 위해 상비군 부대를 창설한 프랑스 국왕 ‘샤를 7세’ 시기로 시작됩니다. 화기의 발달로 전사자와 탈영병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17세기 이후 군번의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죠.


평시에는 병사들의 신상관리에 사용하고, 전시에는 피아식별에서 전사상자 확인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군번을 새겨 넣은 인식표는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널리 보급되죠. 

<2차대전 당시의 독일군 인식표>


미군의 경우 의외로 군번은 1918년에야 도입이 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인 남북전쟁 이전부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다양한 인식표를 사용했고 1908년 군에서 규격을 정해 병사들에게 정식으로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군은 창군초기부토 도입하였고 ‘개인이 항시 휴대하여 전시, 사변, 기타 천재지변 등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사상자 발생 시 신원확인 및 구조자료로써 활용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 표기된 철판의 제식’(육규 168 인식표관리규정)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길이 5cm, 폭 3cm의 이 인식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요? 몇 차례의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 사용되는 인식표에는 군종, 군번, 성명, 혈액형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만일 인식표의 주인이 전투 중에 부상을 당해 의식을 잃는다면 적혀 있는 혈액형대로 수혈을 받을 것이고, 불행하게도 목숨을 잃고 시신을 채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인식표의 하나는 보고용으로, 하나는 시신에 남겨져 먼 후일 신원을 확인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