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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밀리터리 스토리

2차세계대전 당시 10명의 포로들을 잡은 군견 "칩스"

자대 배치를 받고 부대생활을 하다보면 부대안에서 같이 지내온 개들이 있습니다. 개와 제대 할 때까지 동고동락 해서 그런지 정이 각별하신분들도 있겠지요? 전역할때 자신이 기르던 것 마냥 개를 꼭 껴안고 아쉬워했던게 기억이 나네요. 


1차대전 당시 개들은 참호속에서 쥐를 잡고 탄약과 기관총을 운반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전쟁이 끝날무렵 유럽전선에서만 2천개 이상의 개무덤이 있었다니 사용된 마릿 수도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미군에 K-9이라고 불리는 군견병과가 정식으로 창설된 것은 1942년 5월이었습니다. 진주만 기습 직후 만들어진 '방위를 위한 개'(Dogs for Defence) 프로그램의 결실이었죠. 지금도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경찰영화를 보면 가끔 K-9라고 쓰여진 순찰차가 등장하는데 이것 역시 마약이나 범죄자를 추적하는 개를 태우고 다니는 차죠. 


 K-9은  개과동물을 의미하는 "CANIN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셰퍼트나 콜리, 도베르만 등 주로 덩치 큰 개들이 미국 전역의 가정으로부터 애국심에 불타는 주인들에 의해 군으로 보내졌습니다. 2차세계대전중 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 등 5곳의 군견 훈련소에서 배출된 군견의 숫자는 2만 마리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뉴욕주 플레젠트빌에서 보내진 셰퍼드-콜리 잡종 한 마리가 있었죠. '칩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은  경비견으로 훈련되어 미육군 제 3 보병사단과 함께 북아프리카 전선으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루즈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의 회담 장소를 수색 하기도 했던 칩스가 그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패튼 장군의 시실리 섬 공략부터였습니다. 풀숲에 숨어 미군을 노리던 이탈리아군의 기관총 진지를 발견하고 앞장 서서 공격하여 네명의 포로까지 잡았습니다.


북아프리카와 시실리, 이탈리아 본토, 프랑스와 독일에서 종전을 맞이할 때까지 8개의 주요 전역을 겪은 "칩스"는 모두 10명의 주축국 포로들을 잡았지만 불행하게도 한 전투에서 화상을 입게 됩니다. 


칩스의 활약상을 똑똑히 목격한 부대장은 상부에 훈장을 상신하여 칩스는 은성훈장(Silver Star)과 상이기장(Purple Heart)을 수여 받습니다. 여간한 공적을 세우지 않고는 사람도 타기 힘든 훈장을 칩스는 두 개나 받았던 거죠. 


그러나 나중에 이 훈장은 취소 되는데 그 이유는 군견은 군용 장비로 분류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945년 12월, 3년의 복무를 마친 칩스는 뉴욕의 주인 품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 멍멍이에겐 훈장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신나는 일이었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