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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무기의 세계

절대 사용해서는 안될 전쟁범죄급 무기 '집속탄'

집속탄(cluster bomb)은 주먹만한 크기인 100개 이상의 소형폭탄이 들어있는 폭탄으로, 모자(母子)폭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시한장치에 의해서 모폭탄을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탄통 속에 들어 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목표를 공격하도록 되어 있죠. 이 때문에 살상 반경이 넓고 그 대상도 무차별적입니다. 


인명살상용 이외에 전차나 벙커등을 공격하기 위한 폭탄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미국 공군의 표준 집속탄인 CBU시리즈로 무게가 464Kg인 CBU-87/B형은 202개의 소형폭탄이 들어있습니다. 이 소형 폭탄 하나 하나가 폭발할 때마다 각각 300여 개의 쇠 파편이 비산되어 인명을 살상하죠.

<미공군 A-10 공격기에 탑재되는 CBU-87 폭탄.>


문제는 이 자탄들의 불발 가능성이 높아서 투하 지점에 묻혀 있다가 군인과 민간인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희생자를 양산한다는데 있습니다. 자탄의 크기는 청량음료 캔이나 야구공 정도여서 장난감으로 알고 집어든 어린이들의 생명을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예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공격에서는 미국제 M42와 M47, 그리고 이스라엘이 자체 생산한 M85 집속탄 400만발(자탄 기준)이 민간인 거주 지역에 무차별 살포되었는데, 얀 에겔란트 UN 긴급구조조정관은 이 중 40%의 불발 집속탄이 곳곳에 산재되어 민간인들의 목숨을 빼앗거나 불구로 만들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레바논에서 집속탄에 의한 사상자중 98%는 민간인이었는데, 사망자는 수백명, 팔 다리를 절단해야 될 부상자의 숫자는 1만명에 달했습니다. 전체 사상자의 1/4은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전 세계에서 최소한 4억명이 불발 집속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은 집속탄의 최다 사용자로 1970년대 베트남전에서 최근의 이라크전까지 엄청난 수의 집속탄을 살포하였으며, 나토군도 1999년 코소보 공습 때 옛 유고 지역에 집속탄을 투하했습니다.


집속탄의 이런 문제 때문에 2008년 111개 국가가 오슬로에 모여 집속탄의 생산과 이전, 사용, 비축을 금지하는 협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빠져서는 안 될 군수강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의정서 서명을 거부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북한, 그리고, 우리나라도 협약을 외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