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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밀리터리 스토리

원주민이 미국 군인을 신으로 숭배하는 이유는?

어느날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갑자기 천지가 울리는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 거대한 새가 나타납니다. 그 새를 타고 온 사람들은 섬에 경이로운 건축물들을 짓고 섬의 주민들에게 놀라운 문물과 기술을 전수해주죠.


태평양 전쟁당시 미군은 일본군을 견제하기 위해 남태평양의 여러 요충지에 있는 이름 모를 섬들에 임시 비행장과 활주로를 만들게 됩니다. 그 중 일부 섬들 중에는 그 전까지는 문명의 손길이 전혀 닿지 못한 원시 그 자체의 문명을 가진 섬들도 있었습니다.


미군들은 그 섬에 주둔하면서 원주민들에게 자신들이 가져온 전투식량이나 보급품들을 나누어주게 되었고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가져온 현대 문물에 크게 놀랍니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눈에는 백인들이 그 물건들을 직접 만드는 것 같지 않아보였죠. 그들은 그저 화물(cargo)을 통해 물건들을 전달받았을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군들은 항상 책상에 앉아 서류를 만지작 거리거나, 잡음과 목소리가 나는 신기한 작은 상자(라디오)둘레에 앉아 귀를 귀울이거나 원주민들에게 제복을 입히고는 행진을 하게 하는 등, 쓸데없는 짓만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군들은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자신들이 임시로 세웠던 기지들을 폭파시키고 섬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미군들은 떠났지만, 섬에 남겨진 원주민들은 당시 미군이 전해주었던 신기한 물건들과 음식들을 잊지못하게 되죠.


그리고 그들이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 믿으며,  그들을 기리면서 미군이 주둔했을 당시에 행했던 행동들을 본따서 종교의식으로 만들어내어 숭배하게 되기에 이릅니다.


원주민들은 백인이 섬에 주둔했을 때 했던 (원주민이 보기에)이상한 행동들이 실은, 신에게 화물(cargo)을 보내달라고 올리는 의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그런 의식을 올리면 화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른바, 화물숭배의식이라는 것이 출현했고, 신기하게도, 특정한 한 섬에서 널리 퍼져나간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전혀 교류가 없던 50개의 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러한 숭배의식이 나타났습니다.


화물신앙의 특징으로는 공항에서 비행기가 착륙할때의 모습을 종교의식처럼 따라하며,비행기가 들어오기 전인 20세기 초에는 공항 대신 항구의 모습을 따라하는 버전도 있고, 미합중국 해병대의 사열식을 재현하는 버전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화물신앙인 존 프럼 신앙의 신자들은 보병이 행군하는 모습을 종교의식으로 재현하는데, 매년 2월 15일에 가슴 앞뒤에 "USA"라는 그림을 그리고, 성조기를 받쳐들고, 대나무 막대기를 "어깨 총" 형태로 어깨에 걸치고 열을 맞춰 행군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