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비행기들 중 가장 멋지고 활발한 기동을 펼치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전투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전투조종사들은 자신이 조종하고 있는 전투기가 행할 수 있는 기동의 한계를 숙지하여야 하고, 또 그 능력과 한계에 맞는 기동을 늘 연습하여야 하죠.
다소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이 생소하긴 하지만 베럴 롤(Barrel Roll), 루프(Loop), 임멜만 기동(Immelman maneuver), 스플릿에스(Split-S), 해머헤드(Hammer Head)등 다양한 기동방법이 현재 정립되어 있고, 이미 항공기가 개발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오늘날까지, 그리고 프로펠러 기종부터 최신예 제트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조종사들은 이 방법을 응용하여 자신이 조정하는 전투기의 기동을 극대화 시켜 왔습니다.
▼그러던 중 1989년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개최된 에어쇼에서 러시아의 Su-27 전투기는 세계를 놀라게하는 새로운 기동을 선보였죠. 앞으로 잘 날던 전투기가 갑자기 기수를 처들며 마치 바로 서 있는 듯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속도를 급감시키더니, 다시 기수를 앞으로 내리고 전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항공기의 기수를 드는 모습이 마치 코브라가 공격을 위해 머리를 드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코브라기동"이라는 이름으로 흔히 알려졌으며, 러시아 시험조종사 빅토르 푸가쵸프에 의해 시연되었다고 해서 서방에는 "푸가쵸프의 코브라"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전투기가 데드식스 즉 적기에게 뒤쫓기던 상황에서 이 기동을 실시하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적기가 자신을 지나치게 하는 상황, 즉 적기를 자신의 앞으로 오게 만들 수 있으며, 이젠 상황이 역전돼 적기를 뒤에서 쫓는 형상이 된다는 이야기죠.
▼이 기동을 실시한 후 Su-27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고, 곧 서방측과 자존심 싸움이 이어졌습니다. 무장을 탑재한 상태에서는 코브라 기동을 못할 것이라는 서방의 관측도 있었으며, 이에 발끈한 소련이 에어쇼에서 무장을 탑재하고 코브라 기동을 선보였습니다.
▼그러자 일부 서방측 전문가들은 Su-27의 코브라 기동은 그야말로 에어쇼를 위한 눈 요깃거리 밖에 안 된다고 평가절하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코브라 기동이 꽤나 신경 쓰였는지 미국도 추력편향노즐 시험기인 X-31로 비슷한 기동을 하며 몽구스 기동이라고 이름을 붙이거나 F-22로 코브라 기동을 시도를 하였죠.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브라기동은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것 처럼 방어적인 기동으로는 별 쓸모가 없다고 합니다. 1:1 교전 상황에서 적절하게 쓴다면 유효할지도 모르지만, 다수 대 다수의 싸움에서는 공중에 멈춰선 크고 아름다운 표적에 불과하다고 하죠.
▼ Su-27의 "코브라 기동"은 그냥 과시용의, 뭘 보여주기 위한, 에어쇼를 위한, 글자 그대로 "Demonstration 기동" 일듯 합니다. 과연 실제로 쓸모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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